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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언어환경

각국의 언어현실과 언어환경을 알아봅니다.

우리말 현실과 국어정책의 변화

갑오개혁 이후 120년을 돌아볼 때 한국어의 현실과 국어 정책의 변화는 크게 3개의 시기인 국어 건설기, 국어 순화기, 국어 관리기로 구분할 수 있다.

한국어의 현실과 국어 정책의 변화
  • 국어 건설기

    1894 ~ 1970

  • 국어 순화기

    1970 ~ 1980 중반

  • 국어 관리기

    1980 후반 ~ 현재

국어 건설기는 우리말 순서대로 한글과 한자를 이용하여 공문서를 작성토록 고종이 칙령을 발표한 1894년부터 한글전용정책이 추진되기 전인 1970년까지라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국어에 관한 자각이 싹터서 조선어학회 중심으로 한글 맞춤법 제정과 표준어 사정 등을 이루고 해방 뒤 사전과 문법 등 한국어의 어문 체계를 확립한 시기다. 국어의 틀을 잡기 위해 민간과 국가가 서로 협력하거나 때로는 대립하면서 국가 주도의 어문 규범을 정립하였다.

국어 순화기는 1970년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로 국가 주도의 국어 정책이 정점에 이른 때이다. 박정희 정부는 민족 자긍심을 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려 한 것처럼 국어로 민족 정체성을 구현하려 했다. 그래서 초중등 교과서에서 한자를 빼고 각종 일본식 한자 어와 외국어를 순화하여 공적 영역뿐만 아니라 국민의 일상 언어생활에서도 순화한 말을 통용하게 강제하였다.

옛날교과서

[ 옛날교과서 ]

현재교과서

[ 현재교과서 ]

국어 관리기는 1980년대 후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로 국가 주도의 국어 정책이 힘을 잃고 국어 정책을 이끌어내는 힘이 언중에게 넘어가게 된다. 민주화, 세계화, 정보화, 경쟁 격화 등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변화와 함께 국어환경 또한 커다란 변화를 겪으며 일어난 현상이다. 또한 어문 규범이라는 테두리를 넘어 국어 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가 정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는데,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말 사용에 대한 국민의 권리나 언어의 품격 등과 같은 것들이다.

국어 건설기와 순화기의 시기에는 한자의 영향력이 강했다면 국어 관리기 때에는 세계화와 더불어 영어의 영향력이 한자의 자리를 차지했다.


언어환경의 변화

우리 민족은 1945년 일본 제국주의에서 해방된 뒤 대한민국이라는 근대 국가를 세우고 말과 글을 일치시키는 언문일치를 목표로 하여 한국어의 정비에 힘써왔다. 이 노력은 1980년대 말에 이르러 1989년 표준어 및 맞춤법 개정과 일간신문의 한글화로 일단락된다. 특히 일간 신문의 한글화는 해방 이후 그리고 교과서 한글 전용 이후에도 한글이 주류 통용 문자 대접을 받지 못하던 상황을 바꿔놓는 전환점이 되었다. 1988년 스포츠서울과 한겨레신문에서 한글 전용을 시작한 뒤 10여 년에 걸쳐 모든 일간 신문이 한글 전용으로 바뀌었다. 이는 가히 문자혁명이라고 할 만하며, 정부 주도의 한국어 정비가 민간 차원에서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자와 한글을 혼용하여 사용했던 일간신문
한글전용 신문을 시작한 일간신문

그러나 한국어 정비가 마무리되던 1980년대 말, 사회에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는 바람에 어문 규범의 강제력은 급속히 약해 졌다. 1980년대 중반까지 국어는 바른 말로 대표되는 규범과 우리 것으로 대표되는 민족 정체성이 주를 이루었다. 그런데 1987년 민주화 과정을 거치며 우리 사회에서 권위주의 정치체제가 사라지고 곧이어 세계화와 정보화의 물결이 휩쓸면서 이런 기조가 바뀌었다.

한글날 기념행사
개인의 권리, 자유주의 등이 사회 전면에 떠오르면서 규범 적용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국어가 향유의 대상으로 즉 말을 가지고 놀거나 말을 이용하여 무엇을 얻거나 하는 문제로 바뀌었다. 국어 환경의 질이 달라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로 생긴 부정적인 결과들이 오늘날의 말 문화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병리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겨레신문에서 한글 전용을 시작한 뒤 10여 년에 걸쳐 모든 일간 신문이 한글 전용으로 바뀌었다. 이는 가히 문자혁명이라고 할 만 하며, 정부 주도의 한국어 정비가 민간 차원에서 완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먼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할 공문서 등 공공언어는 소통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는 어려운 말과 외국어가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으며, 정치, 언론, 인터넷 등의 말 문화는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키우는 막말과 폭력적인 언어로 채워지고, 청소년의 습관적인 욕설과 외계어 남발은 기성세대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한마디로 언어 윤리에 관한 우리 사회의 기준이 모두 무너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1980년대 말부터 10여 년에 걸쳐 일어나 자유화, 세계화, 정보화, 경쟁 격화라는 사회 변화가 우리말 환경에 반영된 결과다. 힘이 센 자, 영어를 잘하는 자, 목소리를 높이는 자가 제멋대로 말하는 문화가 강해지면서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말 문화가 힘을 잃었다. 그러나 2010년 무렵부터 국어시민운동이 부활하고 정부의 관심이 커지면서 새로운 말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각성이 높아가고 있다. 쉬운 말, 바른 말, 품격있는 말을 목표로 삼는 범국민적인 운동이 한글날 공휴일 재지정 첫해인 2013년 12월에 시작되었다.
미국 국기

미국의 쉬운 영어 운동

미국의 쉬운 영어 운동은 1940년대 스튜어트 체이스의 글을 통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1953년 체이스는 그가 쓴 《말의 힘》에서 정치적이고 법적인 담론을 중심으로, 영어구문에 나오는 까다롭고 난해한 법률용어에 대해 비판했다.

미국의 산업분야에서 쉬운 언어 운동은 1970년대에 시작되었는데, 지금의 시티은행인 퍼스트내셔널시티은행이 처음으로 쉬운 언어 소비자 대출 서류를 도입하면서였다. 회수가 불가능한 악성부채를 모으는 고객과 맞서게 될 수많은 소송을 우려하여 은행이 자발적으로 1973년에 쉬운 언어로 된 보험 증권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소비자 권리 운동으로 계약서, 보험약관 그리 고 정부 법령에서 쉬운 말을 쓸 것을 요구하는 법령이 통과되었다. 미국 법학전문학교들은 법류 작성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애매하고 어려운 법률 용어를 피하여 가능한 한 쉽고 명백한 영어를 사용하도록 가르쳤다. 또한 난해한 내용의 수많은 정부문서에 격분한 대중이 ‘1980년 문서절감법률(Paperwork Reduction Act of 1980)’을 끌어내었다.

1972년에는 닉슨대통령이 ‘쉬운 말로 작성되는 연방공보(Federal Register be written in layman’s terms)’를 발표함으로써 쉬운 언어 운동이 실질적인 정치적 성과를 거두었다. 1978년 3월 23일에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행정명령 12044’에 서명했는데, 이 명령은 모든 규정은 쉬운 영어로 쓰여야 하며 그 규정을 따라야 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연방 공무원들이 반드시 지키 도록 정했다. 로날드 리건 대통령은 1981년에 이러한 명령들을 폐지했으나 많은 정치기구들이 그것을 계속해서 지켜나갔다. 또한 1991년에 이르기까지 8개 주가 쉬운 언어와 관련된 법령을 통과했다.
‘쉬운 언어 국제협의회(PLAIN, Plain Language Association International)’는 1993년에 만들어졌는데 처음에는 ‘쉬운 언어 네트워크(Plain Language Network)’로 시작했다. 국제회원제로 운영하여 2008년도에 캐나다에서 비영리 법인 단체로 설립되었다. 1998년 6월 빌 클린턴 대통령은 모든 정부 문서에 쉬운 언어를 사용할 것을 행정부처와 각 기관에 요구하는 제안서를 제출한다. 이후 앨 고어 부통령이 쉬운 언어를 위한 일에 앞장서서 정부기구에 쉬운 언어 훈련을 제공하는 ‘쉬운 언어 행동 네트워크(PLAIN, Plain Language Action Network)’라 불리는 단체를 결성하였다.

이외에 다른 기구들은 최근에 만들어졌다. ‘명료(Clarity)’는 쉬운 법률 언어 촉진 국제기구이다. 기구는 저널을 발행한다. ‘쉬운 언어 정보 행동 네트워크(PLAIN, Plain Language Action and Information Network)’는 연방정부에서 국민에게로 의사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일하는 미연방공무원이 스스로 모여 만든 단체이다. ‘쉬운 언어 센터(The Center for Plain Language)’는 미국에 근거를 둔 비영리 기관으로 공공영역과 사적 영역 모두에서 쉬운 언어 사용을 독려하는 단체이다. 워싱턴DC에서 매년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센터는 또한 분명한 소통에 두각을 나타낸 사례에 클리어마크(ClearMark) 상을 수여하고 정말 좋지 않은 소통의 사례에 원더마크 (WonderMark) 상을 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쉬운 글쓰기 법(the Plain Writing Act of 2010 (H.R. 946; Pub.L. 111–274))’을 채택하게 되는데 연방 정부 기구가 새로 만드는 모든 문서와 개정되는 문서를 쉬운 언어로 써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대중이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언어로 명확한 소통을 촉진함으로써 대중에 대한 연방 기관들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2010년 쉬운 글쓰기 법이 공표되고 세부 지침까지 만들어지는데 이때 쉬운 언어 정보 행동 네트워크(PLAIN)가 길잡이 역할을 했다.

영국 국기

‘쉬운 영어 캠페인(plain English campaign)’은 쉬운 영어를 쓰자는 운동이자 이 운동을 이끈 단체 이름이다. 1979년 크리시 메이어 (Chrissie Maher) 여사는 수많은 기자들이 모여든 자리에서 정부의 공문서 다발을 자르며, 도무지 알 수 없는 글을 쓰는 정부에 항의 하는 자리로 영국을 떠들썩하게 한다. 그들의 쉬운 영어 운동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마침내 그들은 영국 정부를 움직였다.


쉬운 영어로 쓴 마을 신문을 만들다.

크리시 메이어 여사

[ 크리시 메이어 여사 ]

1971년 크리시 메이어는 쉬운 영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하며 최초의 마을 신문 '튜브룩 뷰글'(tuebrook Bugle)을 창간한다. 형편이 어려워도 무슨 말인지 몰라 복지 수당 신청서를 작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말은 너무나 큰 장벽이었다. 쉬운 영어 캠페인(Plain English campaign)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튜브룩 주민이 소유하고 발행하는 마을신문 '튜브룩 뷰글'은 공공기관에 쉬운 영어를 사용하라는 요구의 기사를 내보내고 이해하기 쉬운 말로 유용한 정보를 이웃 지역에 알리기 시작했고 이후 영국에는 비슷한 마을 신문이 50여개로 늘어났다.

리버플에서 영국 전체로

1979년 크리시 메이어는 지역에서 이루어낸 쉬운 영어 운동의 성과를 뛰어 넘어 전국적으로 벌이기로 마음먹고 동료들과 런던의 의사당 근처에서 시위를 벌였다. 읽어도 이해하기 힘든 오래된 공공문서 수백 장을 거리에서 갈가리 찢어 버렸던 것이다. 시위를 막으려고 경고하며 법조항을 읽던 경관도 “그 법 조항이 무슨 뜻이죠?”라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못했다. 시위현장을 둘러싸고 있던 언론사 기자들이 이를 지켜보았고 쉬운 영어 운동은 곧 신문과 라디오,TV를 통해서 영국 전체에 알려졌다. 이제 쉬운 영어 운동에 대한 관심이 영국 전국적으로 높아졌다.


쉬운 영어운동의 확산

크리시 메이어, 대영제국 4급 훈장을 받다. Chrissie Maher OBE

[ 크리시 메이어,
대영제국 4급 훈장을 받다.
Chrissie Maher OBE ]

쉬운 영어 캠페인은 여러 가지 활동을 해냈다. 1980년에 쉬운 영어 캠페인 상을 만들고 해마다 시상식을 가져 쉬운 영어를 쓰는 기관에는 우수상으로 명예를 높이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황금소상’으로 불리는 불명예를 주었다. 쉬운 영어 운동은 언론의 제보와 도움으로 빨리 컸다. 언론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소통으로 세금을 낭비하는 사례를 찾아내기 시작했고 정부에 압력을 넣기도 하였다.

언론의 압력과 함께 정부가 노력하여 쉬운 영어 운동에 새로운 길이 열렸다. 대처 정부에서 예산낭비를 조사하면서 쉬운 영어 캠페인과 함께 불필요한 공문서를 정리했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1500만 파운드의 예산을 절감하여 낭비를 막았고 국민들은 알기 쉬운 정보를 얻게 되었다. 당시 총리인 마가렛 대처는 전문용어와 관공서 용어가 영원히 자취를 감추고 쉬운 영어가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의 모두의 목표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쉬운 영어 캠페인이 성공소식을 들은 은행, 보험회사, 병원 그리고 지방정부에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마케팅의 수단으로 접근하기도 했고 쉬운 영어 운동으로 이해하 기 쉬운 정보를 생산하면 운영비도 낮아지고 수익은 높아진다는 결과로 접근하기도 했다.

지속적인 활동과 노력으로 쉬운 영어 캠페인의 취지가 국제기구에서 인정되고 1995년에는 쉬운 말 쓰기 관련 유럽연합 명령이 두 건이나 제정되었다. 하나는 의약품 정보 안내서에 적용 대상 질환과 복용량, 부작용을 알기 쉬운 용어로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이고 나머지는 소비자 계약서에 위압적이거나 이해하기 까다로운 용어의 사용을 막는 내용이다.
유럽연합 명령은유럽연합 회원국들이 각각의 법률에 반영해야 하는 것으로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고 유럽연합 명령에 따라서 회원국 국민이 국가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1999년 쉬운 영어 캠페인은 영국정부의 민법제도 개선에 참여하여 영국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공식적 법률용어와 라틴어 관용 구등 상당수를 사라지게 했다. 2004년에는 영국정부의 ‘열린 정부’ 특별위원회에 참석하였다. 처음 의회 밖에서 시위로 쉬운 영어 운동을 알리던 때와 달리 정부의 공식회의에서 쉬운 영어 운동을 전하게 된 것이다. 쉬운 영어 캠페인은 공공부문에서 의사소통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다른 나라에 쉬운 언어 운동을 전달하게 된다. 2002년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 학술대회에 초청되었고, 2005년에는 유럽 여러 지역에 쉬운 언어 단체의 출범을 지원하였다.

쉬운 영어 캠페인은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운동을 지속하도록 재정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사업을 운영했다. 주 사업은 세가지로 1)문서와 누리집 디자인을 기획,제안하고 편집하는 사업, 2)쉬운 영어로 문서 작성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사업, 그리고 가장 중요한 3)인증 사업이다. 인증사업은 1990년부터 기관이나 단체의 문서를 심사하고 쉬운 영어로 작성되었다는 판단이 들면 ‘크리스탈 마크’라고 불리는 인증도장을 찍어주는 것이다. 무료로 심사하고 인증의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단체와 기관에 보내준다. 인증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단체나 기관은 재심사로 크리스탈 마크를 받을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일정한 수수료를 지불해야한다. 비교적 적은 돈이지만, 기관과 단체는 쉬운 영어 캠페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대중과 소통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

(좌)크리스탈 마트와 (우)웹사이트 크리스탈 마크

[ (좌)크리스탈 마트    ⁄   (우)웹사이트 크리스탈 마크 ]


쉬운 영어운동의 전략

dot쉬운 영어는 문학작품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당할 수 있는 정보(약품이나 안전 등) 를 두고 요구하는 것이다.

dot쉬운 영어 운동은 어린아이에게 말하는 유치한 말투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dot쉬운 영어로 글을 쓴다는 것은 읽는 사람이 알기 쉽고 유익하고 예의 바르다고 인정하는 소통방식을 뜻한다.

dot쉬운 영어로 글을 쓴다는 것은 대상과 목적을 분명히 하고 내용을 바르게 정리하며 문서 양식을 읽기 쉽게 설계하는 것이다.

dot쉬운 영어 캠페인은 전문가들 사이의 용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전문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해여부와 상관없이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것이 문제다.

dot다른 내용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용어를 단지 어렵다고 무조건 빼라고 하지 않는다.
핵심은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단, 불필요한 전문정보는 과감하게 생략하게 한다.

dot쉬운 말 뿐 아니라 문서 양식도 살핀다.
문서의 대상, 문서의 목적, 정보 내용, 친근감, 논리적 배치, 초안 시험 읽기 등도 포함한다.

리버풀 마을에서 시작된 쉬운 영어 운동은 많은 저항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꾸준한 활동과 쉬운 영어의 의미를 전파하면서 성장하였다. 기업과 정부는 이제 쉬운 영어 쓰기를 통해서 소통과 비용절감의 효과를 보고 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읽는 사람을 배려하여 이해하기 쉬운 말로 소통하는 것이 점차 시대의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쉬운 영어 캠페인 누리집 : www.plainenglish.co.uk
참고 : '쉬운 언어 정책과 자국어 보호 정책의 만남' 피터 로드니 외, 도서출판 피어나, 2013

스웨덴 국기

스웨덴의 언어상황

스웨덴의 국어는 스웨덴어로 나라 안팎의 사용자 수는 1000만 명에 달한다. 스웨덴어는 인구 90%의 모어이며 모든 정부 기관과 공공 서비스에서 사용되는 언어이다. 스웨덴어 외에 핀란드어, 메앤키엘리어(핀란드어와 비슷하다), 이디쉬어, 로마니어, 사미어 등이 5대 공식 소수어이다. 2000년 유럽회의(Council of Europe)에서 소수자 권리의 보호를 의무화했는데, 이에 발맞추어 지정했다. 5대 공식 소수어는 젊은 세대가 배우려고 나서지 않는 바람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각 급 학교에서 소수어 사용이 금지된 탓이 크다.

오늘날 스웨덴에서는 150개에서 200개 사이의 언어가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영어 사용이 부쩍 늘어나는 중이다. 스웨덴 성인 인구 대다수는 영어 구사 능력이 꽤 뛰어나다. 왜 영어 사용이 늘어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스웨덴은 작은 나라이고 스웨덴인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스웨덴 경제에서 수출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높다. 이런 현실에서 스웨덴인은 영어에 능숙해야 외부 세계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영역에서 영어가 지배적 언어가 되면서 스웨덴어가 사용되는 영역은 점점 사라지고 영어가 점차 득세하고 새로운 스웨 덴어 어휘나 전문용어를 만들어내는 일이 뜸해지면서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
스웨덴은 스웨덴어가 독보적인 역할을 하는 ‘단일 언어’ 나라라는 게 스웨덴인의 오랜 생각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스웨덴이 단일 언어 나라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영토 내에서 사미어와 핀란드어 같은 언어도 늘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와서야 이런 현실에 대한 전면적인 통찰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웨덴의 언어정책과 언어법

2005년 이후 스웨덴은 역사상 처음으로 언어 정책을 입안했다. 당시 스웨덴 의회는 ‘최고의 언어를 추구하며-스웨덴의 결연한 언어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스웨덴 언어 정책의 4대 주요 목표가 담긴 결의안을 채택했다.

dot스웨덴어는 스웨덴의 국어가 되어야 한다.

dot스웨덴어는 사회에 이바지하고 사회를 통합하는 완벽한 언어여야 한다.

dot공용 스웨덴어는 간명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가꾸고 다듬어야 한다.

dot누구나 스웨덴어를 배우고 발전시킬 권리, 자기의 모어와 소수 민적 언어를 발전시킬 권리, 외국어를 배울 기회를 누릴 권리 등 언어권이 있다.

1) 언어정책

모든 사람은 동등한 언어 접근권을 누려야 한다는 게 스웨덴 언어 정책의 출발점이다. 그 밑바탕에는 두말할 것 없이 민주주의 이념이 깔려 있다.
누구나 개인적으로 읽고 쓰는 능력을 높여야 함을 알고 여러 분야에서 영어의 사용 빈도가 높아가는 상황이 되어도 모든 시민이 공공 정보와 공공 업무에서 사용되는 언어에 접근할 기회를 동등하게 누리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언어권을 누리게 해야 한다는 것, 사회는 모든 구성원에게 충분한 언어 지식을 계발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언어 정책의 주요 목표이다.

2) 언어법 - 스웨덴어, 소수민족 언어, 수화의 지위

2009년 의회는 언어 정책의 목표에 따라 스웨덴을 다언어 사회로 인정하는 언어법을 제정했다. 언어법은 언어 정책에 관한 기본법으로 스웨덴 사회에서 스웨덴어 및 여타 언어의 지위와 사용에 관한 사항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 스웨덴어와 스웨덴의 언어다양 성, 개인의 언어 접근권을 보호하는 것 역시 언어법의 목적이다.
언어법은 개인에게 적용되는 게 아니라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법이다. 그 안에는 문법, 언어 선택 등 언어에 관한 세부사항이 전혀 담겨 있지 않지만 공공부문의 언어는 간명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가꾸고 다듬어야 한다는, 즉 쉬운 말이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제11조 쉬운 언어 조항은 예외이다.
언어법에는 법적 제재와 처벌을 규정한 조항은 없지만, 규제사항이 준수되도록 보장하는 방법이 별도로 존재한다. 즉, 시민은 공공 기관이나 자치 단체가 언어법을 이행하지 않을 때 의회 옴부즈맨이나 법원에 신고할 수 있다.

3) 스웨덴 언어위원회

언어위원회는 스웨덴 언어계획을 주관하는 기본 기관으로 공식 언어기관인 언어 및 민속 연구소의 한 부서이다. 언어위원회는 스웨덴어 말과 글의 발전 상황을 감독하는 것, 스웨덴에서 사용되는 스웨덴어 수화의 사용과 5대 공식 소수언어 장려하는 일을 한다. 또한 북유럽 언어의 통일성을 강화와 공공기관의 쉬운 언어 활동을 장려할 책임도 있다.
언어법이 제정되고 언어 상황을 분석해 언어법의 적용 양상을 추적하는 임무도 책임지게되었다. 다양한 영역의 언어 상황을 분석한 언어위원회의 보고서가 매년 발행된다.


스웨덴정부

언어정책

LANGUAGE POLICY

언어법

LANGUAGE LAW

언어위원회

LANGUAGE COMMITTEE

쉬운 언어 - 스웨덴 방식

누구나 언어 접근권을 누린다는 것, 그리고 사회에는 누구나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문제이다. 더 나아가 쉬운 말로 작성된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공식 문서는 민주주의의 전제조건이다. 그래야 시민이 공청회에 참여 해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는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공공 언어를 사용하려는 노력을 오랫동안 기울여왔다. 특히 16세기 이후 역대 스웨덴 국왕 대부분은 분명하고 알기 쉬운 법률 언어의 이점을 인식하고 학자들에게 명확하고 쉬운 스웨덴어 어법이 반영된 법률을 작성하는 임무를 맡겼다. 비록 주요한 목적은 스웨덴어를 보호하자는 것이나 시민이 국왕의 칙령을 이해하기 쉽게 해주자는 것보다는 국왕의 권력 강화와 조세 징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었지만 지난 500년 동안 스웨덴의 통일을 유지하는 기반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다.

1960년대 중반에 현대의 ‘쉬운 스웨덴어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그 무렵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간명하게 정비하고 현대화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스웨덴 정부가 언어학자와 협력하여 이 캠페인을 이끌었다.
이 캠페인은 당시에 한창 진행 중이던 민주화 과정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40년 이상 지난 오늘날까지 스웨덴은 쉬운 언어를 체계적으로 지지해왔다. 관료주의적이고 불분명한 언어에 맞선 투쟁이 두 개의 전선에서 일어났다. 한편으로는 정부기관에서 초안을 작성한 법률을 집중적으로 감시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을 겨냥한 공공기관과 자치단체의 소통방식에 신경 썼다.

1) 정부의 솔선수범

정부기관은 1970년대 쉬운 말을 사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법률 언어를 현대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법률, 정부의 법안, 위원회 보고서 등이 알기 쉬운 말로 작성될 때 공공기관이 작성하는 무수한 행정 문서의 말도 그 영향을 받아 쉬워질 것이라는 기본 발상이 깔려 있었다. 사실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라면 법률과 공공문서는 분명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스웨덴에서 모든 법률 초안은 수상실 산하 “법률 초안에 대한 법적, 언어적 수정국(Division for Legal and Linguistic Draft Revision )”에 보내어 심의와 승인을 거쳐야 한다. 법무부 차관이 주무부서 책임자로서 법률 언어는 고루해서 이해하기 힘들다고 질타하며 변화를 촉구하는 선봉에 서는 등 위에서부터 쉬운 말 쓰기를 솔선수범하며 하급 기관도 그러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스웨덴에서 쉬운 언어 캠페인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결 정적인 요인이었다.

2) 쉬운 스웨덴어 그룹(Plain Swedish Group)의 탄생

쉬운 언어의 확산에 영향을 준 두 번째 중요한 요인은 1993년 정부가 쉬운 스웨덴어 그룹을 임명한 것이다. 이 그룹은 주 정부를 상대로 쉬운 언어 프로젝트를 시작하도록 장려하는 임무를 맡았다. 주 정부 산하 각급 기관에 쉬운 언어 활동을 조직하고 수행하는 방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쉬운 언어 계획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고 모범 사례를 발굴해 널리 알리며 쉬운 언어에 관한 회의와 세미나를 조직하고 개최하는 활동을 했다. 2006년 7월부터 쉬운 스웨덴어 그룹의 활동은 언어 정책이 확정되면서 스웨덴 언어위원회로 넘어갔다.

3) 올바른 쉬운 말 능력 길러주기

스웨덴의 쉬운 언어 캠페인에 영향을 미친 세 번째 중요한 요인은 자격증을 갖춘 노련한 쉬운 언어 컨설턴트 약 300명이 다양한 공공단체와 민간단체의 정규 직원으로서, 또는 프리랜서로서 활동한다는 사실이다. 스웨덴 몇몇 대학교에는 쉬운 언어 컨설턴트 양성 특별 프로그램이 있다. 그 첫 번째 프로그램은 1970년대에 출현했다.

4) 협력과 네트워크

언어 관련 주요 자문단체는 스웨덴 언어계획 네트워크로 묶여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다양한 언어 문제를 두고 토론한 후 권고안을 작성한다. 스웨덴 언어위원회, 스웨덴 아카데미, 정부기관 언어 전문가, 스웨덴 전문용어 센터 등이 주요 구성원이다.

5) 쉬운 언어 장려 수단

안내서, 지침서 등의 다양한 수단도 쉬운 언어 활동이 효과를 발휘하고 결실을 맺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무수한 도서, 문체 지침서, 사전 등이 스웨덴 언어위원회의 주도로 집필되고 출판되고 있다. 또한 누리집 www.sprakradet.se 에는 ‘묻고 답하기’, ‘쉬운 언어 확인하기’, ‘보기와 연습문제’ 등 11개 스웨덴 공공기관과 협력하여 정보를 제공한다.


남은 과제

언어위원회는 매년 스웨덴어의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만한 사회의 변화와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이미 스웨덴어의 앞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영역이 상당수 포착되었다. 인터넷 등 문서 이외의 소통매체, 유럽연합의 입법 방향, 쉬운 언어 운동의 구조를 강화할 필요성 등이 그것의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앞으로 핵심 과제는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와 유럽연합 문서에서 쉬운 언어가 확고하게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현재 스웨덴은 언어 정책, 언어법, 언어위원회 등 제도적 수단을 정비해 쉬운 언어 활동이 앞으로도 꾸준히 전개될 토대를 닦아놓았다. 이들 제도적 수단은 영어의 영향력 확대를 막을 방파제 구실도 할 것이다.

출처 : '쉬운 언어 정책과 자국어 보호 정책의 만남', 도서출판 피어나, 2013

프랑스 국기

오늘날, 프랑스는 프랑스어를 공식어로 한다. 이를 1992년부터 프랑스 헌법 제2조에서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이다”라고 분명히 밝혀 두었다. 또한 “지역어들은 프랑스의 문화유산”(75조 1항)임을 함께 명시하였다.

프랑스어 정비

프랑스에는 16세기 때부터 ‘언어 정책’이 존재했다. 1539년 프랑소와 1세는 공문서 및 법률 문서에 성직자들이나 이해 가능하던 라틴어 대신 프랑스어의 사용을 강제하는 빌레르–코트레 칙령을 선포했다. 이후 1635년 리슐리외 추기경이 아카데미 프랑세즈(프랑스 한림원)를 설립하는데 “우리 언어(프랑스어)에 분명한 규칙을 부여하고, 순결하고 풍부한 표현력을 갖춘, 학문과 과학을 다룰 수 있는 언어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고 당시 불안정한 프랑스어를 왕국 전역에서 사용되는 공용어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어휘와 사전을 만들었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로 시작하였고 언어에 전략적 기능을 부여 하고 언어를 왕국 통합의 도구로 삼았다. 그러나 18세기 후반이 지나도록 왕궁과 정치, 법률 등 몇 몇 분야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했고 그 외 지방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당시 언어는 지역적 소속감을 표현하는 상징 도구였다.

현대 언어 정책은 1960~70년대부터 살펴볼 수 있다. 프랑스어 관련 문제를 담당하는 최초의 기구는 “프랑스어 보호와 확대를 위한 고등 위원회”로 드골 정권 당시 총리였던 조르쥬 퐁피두가 1966년에 설립했다. 훗날 ‘프랑스어 고등 위원회’로 명칭이 바뀌었다.


프랑스어 사용법

프랑스어 고등위원회는 실생활의 국민언어사용을 대상으로 입법 활동을 수행하여 드디어 1975년 12월 31일 프랑스어 사용에 관한 첫 번째 법이 공표되었다. 광고와 게시물뿐만 아니라 언론 매체에서도 영어 단어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이었다. 이 법은 20년 후 프랑스어 사용에 관한 1994년 8월 4일자 법으로 대체되었다. 이 새로운 법은 프랑스인들에게 시민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모든 정보를 프랑스어로 제공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은 프랑스어가 교육, 노동, 교류, 공공 서비스 분야의 언어이자 ‘프랑스어권 공동체를 구성하는’ 국가들 간의 주요한 매개어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법에서는 법률 문서를 비롯해 노동 계약서, 직장인들이 필요한 각종 문서, 그리고 제품 안내서, 사용 설명서, 보증서 등 소비자 정보 관련 문서까지, 프랑스어가 사용되어야 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 법안에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는 프랑스어로 진행하거나, 프랑스어로 발언하길 원하는 사람에게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제적인 조항으로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결국 1996년 7월 3일자 법령이 새로 공표되었다.

이 법령의 목표는 “프랑스어의 풍부화를 독려하고, 특히 경제 분야와 과학 연구, 기술, 법률 활동에 있어 프랑스어의 사용을 확대하고, 참조 가능한 새로운 단어와 표현들을 제안해 프랑스어의 보급을 확대하고, 프랑스어 사용권의 번영에 일조하고 다언어주의를 진흥시킨다.”고 정했다.

오늘날엔 명령 공표라는 형식도 사라졌고, 게재된 어휘들은 ‘공식 어휘’가 아닌 ‘권장 어휘’라 불리며, 강제와 금지가 아닌 제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세월이 흐르며 방어적이고 보호주의적인 인식에서, 법령이 분명히 암시하듯, 언어 및 언어들의 진흥에서 더욱 개방적인 관점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프랑스어를 지키기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타 언어와 문화를 향해서 개방적인 태도를 표방한다.

프랑스인들이 프랑스어로 정보를 제공받고, 교육 받고, 서비스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는 프랑스어로 표현하고 프랑스어로 문서를 생산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경제와 과학분야 등 일반인들이 쓰게 될 그래서 일상어로 편입 가능한 프랑스어 어휘를 제공하기 위해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

조르쥬 퐁피두가 창립했던 ‘프랑스 고등 위원회’는 1984년에 자문 역할을 맡은 ‘자문 위원회’와 실무적 성격의 ‘프랑스어 사무총국’으 로 분리되었다. 이후 1989년, 자문 위원회는 프랑스어 고등 심의 위원회가 되었고, 프랑스어 사무총국은 프랑스어 총국이라는 새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총리 직속기관으로 출발한 프랑스어 총국은 1996년 이후 문화부로 소속이 변경되었고 2001년에 명칭을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으로 최종적으로 바꾸었다.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DGLFLF, Délégation générale à la langue française et aux langues de France)은 ‘프랑스어 사용과 보급’팀, ‘프랑스의 언어들’팀, ‘언어와 정보통신’팀, ‘대중의 의식 함양과 계몽’팀, ‘프랑스어 발전과 풍부화’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민들의 프랑스어권 보장, 언어능력 향상, 문맹 퇴치, 프랑스의 언어들 진흥, 프랑스어 풍부화, 언어 다양성 진흥과 국제적 차원의 프랑스어 진흥 활동 등을 수행한다.


프랑스어의 풍부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프랑스어의 풍부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이하 ‘장치’라고 씀)는 다양한 상황에서 프랑스 시민들에게 프랑스어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 를 보장하고, 기술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전문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며,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근간인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추진하는 언어 정책의 핵심 도구이다.

세계가 그러하듯 프랑스에도 예외 없이 정보통신망의 발달로 빠른 속도와 엄청난 규모로 대부분 영미어로 된 불확실한 어휘로 된 새로운 말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에 적응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동시에 프랑스어가 현대 사회의 모든 양상 새로운 현실을 제약과 모호함 없이 나타낼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사회 구성원 모두 이해하고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적으로 ‘프랑스어의 풍부화’ 정책을 펼친다. 이 정책은 집단적이고 장기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과학, 기술 분야의 어휘인 전문용어를 대상으로 ‘장치’를 통해 실행한다.


장치의 역사

이 장치는 1954년에 프랑스어 기술 용어 연구 위원회가 기업가들, 과학 아카데미 회원들 및 여타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민간 주도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들의 추동에 힘입어 1970년부터 공식적으로 모습을 갖추었고 언어의 풍부화 정책과 관련 법령은 1972년, 1983년, 그리고 1986년, 세 차례 공표되었다.

전체 활동은 각 정부 부처별로 마련되어 있는 전문용어 위원회에서 맡는다. 전문용어 위원회는 먼저 전문용어에서 새로 만들 필요가 있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차용 외래어를 찾아내 목록을 만들어 대체할 어휘를 제안한다. 그리고 새 어휘를 해당 부처 장관령으로 공표 하는데 1970년부터 1994년까지 4,000여개의 공식 단어가 이런 절차를 거쳐 발표되었다. 이후 1994년 8월 4일자 프랑스어 사용법이 공표되었다가 결국 완화되어 1996년 7월 3일자 법으로 수정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장치가 마련되었다.


장치의 구성

'전문용어와 신조어 전문 위원회’, ‘전문용어와 신조어 총괄 위원회’, ‘아카데미 프랑세즈’,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

피라미드에 비유해 살펴보면 장치의 토대에는 각 정부 부처 소관 분야를 다루는 ‘전문용어와 신조어 전문 위원회’들이 있다. 각 위원회는 신조어 현황을 예의 주시하고 신조어를 생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에 빈번히 등장하는 새로운 개념과 어휘를 살피고 과연 지속적으로 언어에 뿌리 내릴 것인지 판단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개념들을 정의하고 그 정의에 맞는 어휘를 목록으로 만들어 제안하다. 어휘 목록을 만들 때 프랑스 표준화 협회(AFNOR)나 캐나다, 퀘벡, 벨기에 등의 관련 프랑스어권 기관 네트워크로 외국 전문가 의견과 제안을 받고 실질적 도움을 받는다. 총리 직속의 ‘전문용어와 신조어 총괄위원회’가 장치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총괄 위원회는 전문 위원회가 제안한 어휘 목록을 검토한 뒤 ‘아카데미 프랑세즈’에 검토한 목록을 넘기는데, 선정된 어휘를 공표하고 매년 위원회와 장치 전반 활동을 정리하여 보고서를 발표한다. ‘아카데미 프랑세즈’는 총괄 위원회에서 제안한 단어와 정의들을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하는데 관보 게재 여부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프랑스어와 프랑스의 언어들 총국’은 이 장치가 원활하게 역할을 수행하도록 전체 운영을 조율하는 임무를 맡는다.


어휘 선정

어휘의 작업 방식은 어휘가 포함된 목록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다.

dot선정된 어휘는 국제적인 전문용어 현황을 예의주시한 결과이다.

dot검토 대상 어휘는 주제별로 취합해 분류한다.

dot세 번째로, 행정 및 규제 관련 어휘가 있다.

dot마지막으로, 장치의 주체나 일반 대중으로부터 요청이 있을 경우, 시의성 있는 현안이나 특수한 상황과 연관이 있는 어휘들을 그때그때 선정해 검토할 수 있다.

이때 지나치게 유행인 어휘나 뜻이 매우 불분명하여 정의를 내리기 곤란한 경우는 목록에서 제외한다.


보급

관보에 게재해 공표하는 것만이 아니다. 새로 제안하여 만든 신어가 언어생활 속에 뿌리내리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인 만큼 광범위한 보급을 위해 노력한다. 교육부는 관보 게재 외에 교육부 공보에 실어 교육계 종사자들에게 알린다. 전문용어 담당 고위 공무원이 소속 부처의 유관 부서에서 신어 보급에 관심가지도록 유도하고, 전문 위원회들과 총국도 각각 전문가들과 일반 대중에게 신어 목록을 보급하는 책임을 맡았다. 신어 보급을 위한 대중적인 창구로 인터넷을 이용하며 각 부처의 다양한 간행물이나 매체를 활용한다. 끝으로, 권장된 어휘는 협력 관계에 있는 프랑스어권 국가의 전문용어 데이터베이스들에 모두 저장하고, 이외 다른 여러 사이트에도 실리도록 한다.

출처 : '쉬운 언어 정책과 자국어 보호 정책의 만남', 도서출판 피어나, 2013